한국선 의대 입시 '바늘구멍'…"우린 헝가리로 갑니다"

응시생 작년 26명, 올 69명
시험 쉬워 입학 문턱 낮고
한국서 의사면허 취득 가능


[ 마지혜 기자 ] 헝가리 의과대학 문을 두드리는 한국 학생이 늘고 있다. 국내 의대에 비해 입시 문턱이 낮은 데다 한국에서 의사면허를 취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헝가리 국립의대 세 곳은 27일 서울 역삼동 노보텔앰버서더호텔에서 한국 학생을 대상으로 입학시험을 치렀다. 응시자는 69명으로 지난해 26명보다 2배 이상 늘었다. 2014년에는 3명에 불과했지만 입소문을 타면서 응시자가 점점 늘고 있다는 후문이다.

학생들이 헝가리 의대에 지원하는 것은 국내 의대보다 들어가기가 쉽기 때문이다. 한국 대학은 대학수학능력시험, 논술시험, 학교생활기록부 등을 복합적으로 보지만 헝가리 의대는 외국인을 위해 마련한 입학시험 점수만으로 지원할 수 있다. 입학시험 과목은 영어(60%) 화학(20%) 생물(20%) 등이다.

지난해에는 한국인 응시자 26명 중 19명이 합격했다. 작년 합격률(73%)을 감안하면 올해는 50명가량이 헝가리 의대 문턱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의사면허를 취득할 수 있는 것도 헝가리 의대 지원자가 늘어나는 이유다. 국내 의사 국가시험 관리기관인 한국보건퓐燒慣물】쳬瓦坪?2014년부터 헝가리 의대를 졸업한 한국 학생에게 의사 국가시험 응시자격을 인정해주고 있다. 의료법에 따르면 외국 의대나 의학전문대학원을 나왔더라도 보건복지부 장관의 인정을 받아야 의사면허 취득을 위한 국가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복지부는 헝가리(3곳)를 비롯해 독일(14곳) 미국(14곳) 일본(10곳) 등의 대학에 이런 자격을 인정하고 있다.

헝가리 의대는 수업을 영어로 한다. 학비도 연간 1만5500~1만7500달러 수준으로 미국 의대에 비해 싸다. 헝가리 의대 한국대표사무소인 새움 국제입시센터의 김재성 이사는 “문제가 어렵지 않아 한국 수능에서 2~3등급을 받는 학생이면 무난하게 풀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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